처음 이 프로젝트를 시작했을 때는 모든 것이 순조로웠다. 생성형 AI를 통해 무언가 뚝딱 만들어지는 것을 보면서 도파민이 돌았고, '이거 되겠다' 싶은 기대감에 부풀었다. 하지만 그 '딸깍'의 마법이 익숙해질 무렵, 예기치 못한 감정이 찾아왔다.
"너무 쉽게 만들어지니, 오히려 애착이 생기지 않는다."

안티그래비티(Anti-Gravity)에서 쉽게 생성된 결과물들을 보며, 나는 역설적으로 내 창작물에 대한 소유욕과 열정이 식어가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그 빈자리를 지독히 현실적인, 아니 패배주의적인 질문들이 채우기 시작했다.
개발이 채 끝나기도 전에 다음 스텝에 대한 걱정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내가 바라던 'njcin'의 마음가짐으로 시작했음에도, 막상 현실의 벽(혹은 상상의 벽) 앞에 서니 작업은 루즈해지고 진척도는 늦어졌다. 머릿속으로만 시뮬레이션을 돌리며 제자리를 맴돌고 있었던 것이다.
스스로를 객관화해보니 문제의 원인은 명확했다. **'마일스톤의 부재'**였다.
나는 언제까지 완료할 것인지, 언제 DB를 세팅하고 비용은 얼마나 태울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 없이 "그냥 만들어야지"라는 막연한 생각만 가지고 있었다.
회사에서 대표님들이 기능 구현 가능 여부와 상관없이 **"일단 날짜부터 박고 시작합시다"**라고 했던 말들이 그제야 뼛속 깊이 이해가 되었다. 데드라인이 없으면, 고민만 하다가 끝나기 때문이다.
결국 답은 하나다. "일단 무엇이라도 만들어보자. 고민은 런칭하고 나서 해도 늦지 않다."
그래서 나는 오늘, 나 자신을 압박하기 위한 '강제적인 마일스톤'을 선언한다. 완벽한 날짜인가? 아니다. 즉흥적이고 러프하게 잡았다. 변경될 것인가? 분명 그럴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건, 이 날짜를 지키기 위해 오늘 내가 움직여야 할 이유가 생겼다는 것이다.
[프로젝트 마일스톤]

이제 고민할 시간에 코드를 한 줄 더 짜고, 걱정할 시간에 기획서의 마침표를 찍으려 한다.
먼 미래의 마케팅 걱정은 4월 20일의 나에게 맡겨두고, 지금은 12월 27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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